한은 금리인상 가시권…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입력
수정2022.05.08. 오후 9:13
기사원문
채정민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미 연준 '빅스텝', 추가 단행도 예상돼
한은, 4월 이어 이달도 추가 인상 전망
금리는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커
대출 금리 인상->실수요층 매수 위축
시장 경색되지만 집값은 내려갈 수도
금리가 인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매일신문 DB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은행도 같은 궤도를 따라갈 전망이다. 이로 인해 대출 금리가 상승, 부동산 시장이 경직되겠지만 집값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는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p) 인상했다. 보통 금리는 0.25%p씩 올리거나 내리는 터라 한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은 이례적이다. 연준이 '빅스텝'을 밟은 건 22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의 행보는 이대로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이미 두 자릿수에 가까워진 미국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준 역시 빅스텝 추가 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미 지난달 금리를 0.25%p 올려 기준금리는 1.50%가 됐다.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은 탓이다. 여기다 이달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는 저성장을 극복하는 것보다 물가를 잡는 게 급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더구나 미국과 우리 사이에 금리 격차가 줄거나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 나가고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으로선 금리 인상이란 카드를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점이다. 최근 몇 년 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 중 하나가 저금리 기조. 시중에 풀린 유동성 자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이제 금리 인상 행보가 가속화하면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위축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통상 금리가 상승하면 집값은 내려가고 금리가 하락하면 주택 가격은 상승한다"며 "대구 경우 부동산 시장이 악화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상승하면 시장의 냉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덩달아 오를 공산이 크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금리가 7~8%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액도 늘 수밖에 없다. 실수요층도 관망세를 보일 거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앞으로도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에 투자한 금융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며 "부담하는 이자만큼 오르지 않는다면 부동산을 보유하기보다는 매도하게 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무리하게 대출을 내면서까지 오르지 않는 집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오르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집을 내놓는 경우가 늘 것이다. 새로 집을 사려는 수요도 줄면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