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면 사옥부터…상장사 올들어 1조 부동산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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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02. 오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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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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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상장사 부동산 투자액 9714억원
토지·건물 양수 공시 23건 중 12건이 서울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긴축 등 악재로 주춤하는 가운데 상장사의 부동산(토지 및 유형자산) 투자는 지난해 규모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사업 효율 극대화와 임대 수익 창출 등을 노린 투자다. 다만 부동산 투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7일 서울 시내 전경.(사진=연합뉴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장사의 유형자산 토지·건물 양수 금액은 약 971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기업 공시와 반도체 검사장비 양수 등을 제외하면 총 23건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12건이 서울 내에서 거래됐다. 서울시를 제외한 경기·인천이 8건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된 셈이다.

강세장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건수는 줄었지만 계약당 평균 거래 규모는 늘었다. 지난해는 총 31건의 공시가 있었고 총 거래 금액은 약 9824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건당 평균 거래 금액은 올해 기준 422억3000만원 수준인 반면, 지난해에는 316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상장사의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수준으로 이어진 데에는 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 매입도 있었지만 21건 대부분은 업무 공간 확보와 사옥 건설, 부동산 투자에 따른 임대 수익 창출 등이 사유였다.

올해 가장 규모가 큰 양수 거래는 코람코에너지리츠(357120)의 남청라 스마트로지스틱스 물류센터로 부동산 투자라는 리츠 본연의 임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였다. 양수가액은 3100억원으로 양수 기준일과 등기 예정일은 모두 지난달 28일이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해당 거래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청약률은 143.5%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거래 규모가 컸던 거래는 크리스에프앤씨(110790)의 1300억원 규모 강남구 건물 매입이다. 회사 측은 사업규모 확장에 따른 제2사옥 매입을 했다고 밝혔다. 본점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했지만 업무공간 협소 해소에 따른 경영 효율성을 위한 매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부동산 투자에 따른 임대수익 창출 및 임대료 절감 효과는 기업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피규어 제작사 블리츠웨이는 올해 초 업무공간 확보와 임대료 절감에 따른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영등포에 위치한 135억원 규모 건물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의 부동산 투자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면서 “부동산 투자로 인한 임대료 수익 및 비용 절감 효과도 있지만 막대한 유동자금이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로 인한 재평가 차익은 영업외이익에 계상되는 만큼 영업과는 무관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유형자산 재평가 차익은 영업외이익으로 계상되는데 최근 3~4년 사이 부동산 시장이 많이 오른 만큼 영업외이익으로 잡힐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옥의 저주’라는 말이 있었다”면서 “사옥을 짓는다고 하면 몇백억, 몇천억원이 들어가는데, 기업 자금 환경이 좋을 때 부동산을 사면 이 돈이 묶이게 된다”며 “그러다 갑자기 경기가 안 좋아지면 팔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이 온다는 점에 빗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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