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로 간 '부동산 광풍'…메타버스 부동산 거래 1월 1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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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2.03. 오전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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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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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부동산 시장 2028년까지 연 31% 성장 전망,
4대 플랫폼 올해 가상 부동산 판매 10억달러 달할 듯…
"피라미드 사기다" 경고 vs "시대에 뒤처진 시각" 반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부동산 투자 열풍이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로 번졌다. 가상 부동산 거래에 사용되는 암호화폐의 변동성, 메타버스 플랫폼의 안정성 등을 이유로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에도 점차 커지는 메타버스 규모에 가상공간에서도 현실세계처럼 부동산 거래로 큰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CNBC는 메타메트릭솔루션스(이하 메타메트릭)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 4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팔린 가상 부동산의 판매 규모가 약 5억달러(60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메타버스 내 가상 부동산 판매는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 △솜니움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지난해 10월 28일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으로 변경한 이후 급증했다. 메타메트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1억3300만달러(1600억원)로 9배 늘었다.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판매액은 여전히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메타메트릭은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월 4대 플랫폼의 가상 부동산 판매액은 이미 8500만달러(1000억원)를 넘어섰다. 메타메트릭은 올해 가상 부동산 판매액이 지난해의 두 배가량인 10억달러(1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가상 부동산을 향한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브랜드에센스 마켓리서치는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시장 규모가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빅4'가 구현한 가상 부동산 규모만 현재 26만8645파셀(parcels)에 달한다. 파셀은 메타버스에서 가상 부동산을 거래할 때 사용하는 기본단위로, 토지를 개별단위로 한 개씩 구분해 놓은 최소 등록 단위인 필지와 같은 개념이다. 파셀의 면적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따라 다르다.

샌드박스 '판타지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한 섬. /사진=리퍼블릭 렘·샌드박스 제공

현재 가상 부동산 시장을 지배하는 샌드박스는 '96m x 96m'를 1파셀로 규정한다. 샌드박스의 가상 부동산 규모는 16만6464파셀로, 가격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암호화폐인 에테르로 책정된다. 지난해 12월에는 1파셀당 1만2700달러(약 1535만4300원)에 팔렸다. 디센트럴랜드는 파셀당 16m x 16m의 규모 총 9만600파셀을 구축했고, 각 파셀을 1만4440달러에 판매했다. 디센트럴랜드의 가상 부동산 가격 역시 에테르로 매겨진다.

메타버스 가상자산 투자 자문업체인 리퍼블릭 렘에 따르면 샌드박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빅4'가 제공하는 가상 부동산의 64%를 차지한다. 전체 가상 부동산 판매 시장 기준으로도 4분의 3을 차지하는 등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리퍼블릭 렘도 최근 샌드박스에서 430만달러 규모의 가상 부동산을 구매했다.

샌드박스는 자체 빌라와 보트·제트스키 시장을 보유한 100개의 섬을 개발하는 '판타지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섬 100개 중 90개가 분양 첫날 팔렸다. 섬 1개당 분양가는 1만5000달러(1800만원)였는데, 현재 일부 섬이 10만달러(1억2000만원) 이상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메타버스 내 가상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는 허구일 뿐이고 그 속의 가상 부동산이 실제 토지의 특징인 희소성을 지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매주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고 CNBC는 지적했다.

실제 토지는 건물을 올리는 등 가용면적을 넓힐 수는 있지만, 토지를 더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메타버스 내에서는 무제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읽힌다. 인디애나대학의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 언론학 교수는 메타버스 부동산 판매는 "피라미드 사기와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인터넷 스타트업을 위한 엘도라도와 같다"며 "(엘도라도를 찾아 나선 사람들처럼) 가상 부동산 투자자 역시 밀림 속에서 헤매다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가상 부동산 투자 낙관론자들은 "시대에 뒤처진 노후한 투자자들의 시각"이라며 "젊은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이 메타버스 매력에 이미 매료됐다"고 반박한다. 토큰스닷컴의 앤드류 키겔 CEO는 "젊은 세대는 디지털화된 물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며 "블록체인 기술로 희소성을 보장받는 NFT처럼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역시 고유의 희소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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