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년만에 매출 1000억 넘긴 식품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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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24.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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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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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밀키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선두기업 프레시지의 성장세가 매섭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을 예견하고 700억원을 투자한 HMR 전문 생산시설이 4월 완공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수요를 흡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마켓컬리나 당근마켓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식품유통 스타트업 중 급성장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21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레시지의 매출 실적은 3년간 10배 이상 성장, 이후 2년간 500억원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 첫해인 2016년 매출은 1억원이었지만 이듬해 15억원, 2018년 21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9년 712억원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선 1271억원을 기록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9년 1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밀키트 시장의 60% 이상을 대기업을 제치고 신생기업이 장악했다는 의미다.

프레시지는 2016년 1월에 설립돼 국내에 밀키트를 본격적으로 알린 회사다. 이전에도 밀키트를 판매한 곳이 있긴 하지만 프레시지처럼 급성장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1986년생인 정중교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 시절 동아리 출신들과 투자자문사에서 함께 일하다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프레시지를 창업했다. 가장 혁신이 없는 분야가 식품산업이란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젊은 조직으로 꾸려진만큼 판단도 빨랐다. 맛집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를 끄는 음식을 한 달 내 제품화할만큼 의사소통이 빠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자금여력이 생기면 제조시설에 투자한 것도 신의 한수가 됐다. 700억원을 들여 신선 HMR 전문 생산시설을 지난해 4월 준공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폭발적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프레시지는 현재 하루 평균 10만개의 밀키트를 생산할 수 있다. 자체 브랜드 제품뿐 아니라 대기업 브랜드 제품과 유통채널 PB(자체 브랜드) 상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등 밀려드는 주문에도 소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지금까지 판매된 프레시지의 밀키트는 누적 1100만개다. 반찬, 김치, 육가공, 샐러드 제품 등 609종의 메뉴를 생산 판매 중이다. 올해 해산물과 소스류까지 범위를 넓혀 생산가능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턴 간편식 퍼블리싱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출판 영역에서 처음 시작된 퍼블리싱은 주로 배급의 역할이 큰 게임업계에서 주로 쓰인 용어다. 우리 말로 하면 배급사, 내지는 유통사로 해석된다. 이런 개념을 간편식 시장에 가져왔다. 시장 지식이나 자본이 없어도 레시피만 있으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돕는게 식품 퍼블리싱의 역할이다. 프레시지는 상품 기획부터, 패키지 구성, 가격 정책까지 컨설팅해 생산한 후, 제품 특징에 맞는 판매 전략을 수립해 유통망을 함께 개척해준다. 이른바 생산부터 마케팅 배급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전국의 맛집 리스트는 프레시지의 밑천이다. 이화맛집 낙지볶음과 낙지전골, 장흥회관 낙지곱창전골, 지동관 깐쇼새우 등은 이렇게 탄생한 메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도 프레시지의 레이다에 걸려있다. 3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오래된 노포의 장수 메뉴들이다. 판매는 국내만 한정하지 않는다. 지난 2월 오세아니아와 미주에 진출했고, 4월 홍콩에도 수출했다. 연내 10개국 수출이 목표다. 여기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63 다이닝 키트', 부산 고래사어묵과 '고래사어묵 밀키트' 등 협업 간편식 제품도 퍼블리싱했다. 프레시지는 올해 236종의 퍼블리싱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간편식 퍼블리싱 사업에 주력하면서 모든 종류의 레시피를 제품화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며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국내외에 선보여 파트너사들이 더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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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기자입니다. 식품·음료·주류산업을 비롯해 생활가전, 가구·인테리어, 시멘트, 레미콘, 제지 등 중견·중소기업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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