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왜 스타트업 '힘' 빌릴까…"기술탈취?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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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23.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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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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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CJ,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타트업과 기술·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베푼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 인수합병(M&A) 등 내부 혁신을 위해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 이뤄진다.

다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에 부담이 크다. 기술만 탈취당하고 파트너십이 일방적으로 중단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픈이노베이션은 협력과 시너지라는 측면에서 스타트업 업계의 핵심 화두다.

/사진=신한 스퀘어브릿지 서울 제공
23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 스퀘어브릿지(S² Bridge) 서울'에서 스타트업 네트워킹 프로그램인 '월간 Find:'가 개최됐다.

월간 Find: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 대기업 등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아이디어와 투자, 미래 전망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상호교류 기회를 갖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부터 매달 개최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주제로 △이재훈 CJ 상생혁신팀장 △노규승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택헌 신한은행 AICC 수석 △이정훈 SKT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매니저 △문선영 스파크랩 투자심사역 등이 전문가로 참석했다.

스타트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운영 방향과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 등을 듣고 전문가들과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이재훈 CJ 상생혁신팀장(왼쪽)과 노규승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진=신한 스퀘어브릿지 서울 제공
CJ그룹은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오벤터스'를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현재 4기 모집을 완료했으며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 ENM 등과의 공동 사업화를 지원한다.

이재훈 팀장은 "블라인드로 뽑은 뒤 사후 연계하는 다른 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과 달리 사전적으로 공모분야를 정하고 계열사와 바로 연결시킨다. 3기까지만 보면 10개팀 중 4개팀은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함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기술탈취 우려'를 제기한 스타트업 관계자의 질문에 "이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두려워하는 부분"이라며 "혁신을 시도하려다가 사회적으로 이런 이슈가 불거지면 오히려 본연의 사업에 타격을 입는다"고 했다.

그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지만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도 있다. 원천기술 소유권은 스타트업이 갖도록 하고 우리는 협상의 권리를 갖고자 한다. (기술탈취)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Zer01NE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모빌리티 △로지스틱스 △그린테크 분야 혁신기술·제품·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크레에이터들과도 협업해 혁신을 추진한다.

노규승 디렉터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는 목적은 고객들에게 더 좋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는 스타트업도 고민하지만 예술(Art) 분야에서도 많이 다룬다.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사업화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노 디렉터는 "아트와 테크, 비즈니스를 3개 축으로 크리에이터부터 스타트업, 현대차그룹을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며 "깨어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문제 해결점을 찾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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