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꼭 따져야 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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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02.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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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97)

스타트업의 주주총회는 지난 회계연도의 성과와 다가온 새해 계획에 대해 경영진과 주주들이 마주 앉아서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다. 특히 외부 주주인 벤처캐피탈을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때로는 격려와 감사를, 때로는 비판과 조언을 나누기도 한다. 주주총회를 경험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경영진과 사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쏟는 게 좋은 투자자라는 점이다. 좋은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중요하지만 별로 언급되지 않거나 자주 간과되는 것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투자유치 활동은 상상 이상으로 고된 작업이다. 실리콘밸리에선 투자 유치에 소요되는 시간이 과거보다 많이 단축돼 첫 피치부터 투자금 또는 주금 납입까지 평균 10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각종 문서 작업 등 투자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까지 고려한다면 10주를 훌쩍 넘어 수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사업 진행과 더불어 투자유치 활동까지 해야 하니 극강의 집중력과 체력 소모를 각오해야 하는 작업이다. 여러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작업임을 고려하면 수개월 동안 두 개 이상의 풀타임 직무가 생긴 상황이라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이 과정을 쉽게 넘어간 경우가 주변에 있다면 아마최고의 외부 자문사를 고용했거나, 정말 운이 좋아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투자유치 활동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게 고된 작업이다. 각종 문서 작업 등 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까지 감안한다면 10주를 훌쩍 넘어 수 개월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사진 pixabay]

투자유치 작업에 집중한다며 사업 진행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CEO를 간혹 발견한다. 심지어 사업 진행을 위한 제품 개발, 마케팅 등의 핵심 인력까지 총동원해 투자유치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초기 스타트업은 워낙 적은 인력으로 투자유치를 진행해야 하므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를 경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투자유치는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핵심 인력이 여기에 지나치게 매달리게 되면 사업 진행에도 큰 차질을 빚기 쉽다. 스타트업이 투자유치 기간 사업 성장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투자유치의 목적은 사업을 키우기 위함인데, 오히려 업무에 차질을 빚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이 투자받은 자금으로 얼마나 성장과 사업 내실화를 기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려고 한다.

따라서 투자 유치 기간 지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투자 유치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투자 유치에 실패한다고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스타트업을 투자자가 좋게 바라볼 이유는 없다. 스타트업의 많은 인력이 투자유치 작업에 매달리는 상황에 빠지다 보면 내가 개발자인지 마케터인지, 아니면 투자유치 전문가인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투자유치 작업과 사업 진행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극한의 고통을 안겨 줄 것이다. 적절한 자문을 얻을 수 있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사업의 성장과 내실 강화를 위해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조금 주제를 바꿔서 스타트업에게도 훌륭한 파트너가 되면서 투자 성과도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계약서에 서명한 후 계약 이행까지 3주에서 1개월이 추가로 걸리기도 하는데, 이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

뛰어난 스타트업에 큰 금액을 투자할수록 투자 성과는 좋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반적 투자 또는 인수합병 사례와는 달리 스타트업 투자는 사업 실패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힘들다. [사진 pxhere]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것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검토가 상당 부분 끝났음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더 갖는 것은 화를 자초할 수 있다. 역량 있는 스타트업은 사업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로부터 더 좋은 조건으로 투자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다 해도 불필요한 시간을 추가로 들여 스타트업의 기분을 상하게 해선 좋을 것이 없다. 투자 유치와 관련해 시간을 끌수록 스타트업에게는 불리하고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있긴 하지만, 유망 스타트업이 하루하루 급성장하는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투자 성과는 스타트업 역량, 투자 당시 스타트업 가치, 투자 규모 3가지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 즉, 뛰어난 스타트업에 투자자에게 유리한 기업가치로 큰 금액을 투자할수록 투자 성과는 좋아지기 마련이다. 인수 합병이나 일반적 투자와 달리 스타트업 투자는 사업 실패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일부 투자기관의 담당자들은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하기 위해 면피성 보험 성격의 계약 조건 협상에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 투자는 첫 만남부터 실사까지 반드시 최대한 스타트업을 주도면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해야만 한다. 일단 투자한 회사는 경영진과 고충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것이 투자 성과를 내는 길이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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