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3년간 스타트업에 5천억·1천억 투자…이제 글로벌 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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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공룡기업 이미지 벗고, 해외로 영향력 확대
네이버는 투자·파트너십, 카카오는 인수합병 위주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국내외 스타트업에 소규모 투자를 해온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부터 글로벌 스타트업에 대한 대형 투자를 본격화한다. 외국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밑거름을 단단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스타트업 투자 비중 네이버 25%, 카카오 12% 불과

18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출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양사가 지난 3년간 국내·외 스타트업에 투자한 누적금액은 각각 약 5425억원, 1080억원이다.

네이버는 D2스타트업팩토리(D2SF)를 통한 직접투자와 펀드 출자를 통한 간접투자 등 98개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65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 중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각각 26곳(25.5%), 8곳(12.3%)으로 아직 비중이 크지 않다.

네이버, 북미·유럽으로 영토 확장

네이버는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기업 부칼라팍과 식료품 배달 기업 해피프레시, ‘인도의 배민’이라 불리는 섀도팍스, 자동차·부동산까지 거래되는 싱가포르 스타트업 캐러셀 등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의 게임체인저들에게 씨를 뿌려왔다.

올해부터는 북미와 유럽을 무대로 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의 당근마켓’이라 불리는 온라인 중고 거래 업체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을 투자했다. 확보한 왈라팝 지분은 10% 상당으로 전해진다.

1월엔 캐나다의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고, 이달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기업 ‘엘랑 마코타 테크놀로지(엠텍)’에 1억5000만달러(약 1678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해외 IP(지식재산권) 확보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네이버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근 6년 만에 4000억원(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1000억원 이상을 해외 스타트업 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이 GIO가 구상하는 글로벌 투자 영토는 지난달 자회사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 경영통합에 따라 더 거세질 전망이다.

라인과 Z홀딩스 산하 라인벤처스와 YJC를 합병해 ZVC를 만들고, 300억엔(약 3000억원) 규모의 ‘ZVC 1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십’ 펀드를 출범시켰다. ZVC는 “헬스케어, 사이버 보안, B2B 소프트웨어 분야를 비롯해 Z홀딩스의 3가지 핵심 사업인 커머스, 미디어, 핀테크 분야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에 카카오 콘텐츠 왕국 세운다

네이버가 직·간접 투자와 지분 교환을 통한 파트너십에 집중한다면 카카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몸집을 키운다.

카카오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모두 단순 지분 확보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 확보가 목적이다.

래디쉬와 타파스는 북미시장을 공략하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카오엔터는 내년 초 미국 증시 상장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1위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에 국산 콘텐츠를 공급하고,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카도카와의 지분 7.63%를 보유하는 등 일본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북미로 확장하기 위함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카오엔터의 목표는 모든 언어로 모든 나라에 웹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올해에만 1조 원을 들여 국내외 자산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 인수를 공식화했다. 합병 법인은 국내 대표 패션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단단히 하고, 글로벌 패션 시장에 도전한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CIO)은 “카카오가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및 팬덤의 영향력과 시너지를 통해 물류 접근성이 쉬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는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전문가인 김치원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장을 전담 파트너로 영입했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ICT·SW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팀’에 지속해서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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