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스타트업 다 겪은 선배가 알려주는 ‘개발자 성장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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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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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개발자’ 구인난의 시대다. 전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면서, 프로그램 구축을 목표로 개발자를 대거 채용했기 때문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개발자들 몸값이 급등했다.

높아지는 몸값만큼 개발자들 고민 역시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는 개발자들이 늘었다. 대기업에서 일하자니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고, 스타트업을 가려고 하면 생활이 불안정한 게 마음에 걸린다. 커리어 개발 문제로 밤잠을 설치는 개발자들을 위해 매경이코노미가 IT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개발자 2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음성 인식 서비스 ‘비토’를 개발한 스타트업 리턴제로의 이현종 개발팀장과 이현주 개발자. 이현종 팀장은 ‘로티플’을 공동 창업하며 개발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이후 로티플을 카카오가 인수하면서 카카오에 합류, 카카오톡팀과 카카오택시팀에서 개발 업무를 맡다가 ‘리턴제로’를 공동 창업했다. 이현주 개발자는 구글과 카카오 그리고 우아한형제들을 거쳐 현재 리턴제로 개발팀에서 근무 중이다. 굴지의 기업들을 겪어온 두 개발자가 전해주는 ‘팁’은 무엇일까. 다음은 일문일답.

Q.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 개발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곳은 어디일까.

A. (이현종 팀장) 일장일단이 있다. 우선 대기업은 안정적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대기업은 이미 많은 노하우나 경험이 쌓여있다. 서비스 운영, 복지, 사업 기획 등 업무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다. 처음에는 편하다. 반면 성장에 부정적인 점도 크다. 대기업은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다. 잘 짜인 곳에서 할 일만 하면 능력을 인정받는다. 처음에는 편하겠지만 나중에는 부품 같은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반면 스타트업은 불안하다. 야생과 같은 무대다. 개발부터 기획까지 온전히 내가 해야 한다. 실패 확률도 크고 힘들지만 대기업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성장속도가 빠르다. 또 회사에서의 역할이 크다. 다양한 경험과 업무 능력을 쌓을 수 있다. 대기업에서 기본기를 쌓은 뒤 스타트업 업계에 도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Q. 개발자로서 몸값을 높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A. (이현종 팀장) 개발의 목적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개발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문제를 푸는 과정이다. 자기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 명확하게 하고 가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목적 없이 만들면 금방 지친다. 실력이 늘었는지 평가하기도 힘들다. 문제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으면 단순 ‘코더’로 커리어를 마감한다. 목적이 없다 보니 남이 만든 코딩만 따라 하기 일쑤다. 바닥부터 만들지 않고 좋은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짜게 된다. 겉으로만 보면 동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함이 많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스스로 왜 이런 개발을 하려고 하는지 체득해야 한다.

Q. 비전공자도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A.(이현주 개발자)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학생 때 교육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았다. 처음 업무도 개발이 아닌 QA부터 시작했다. 이후 개발로 업무를 바꿨는데 컴퓨터 공학 지식이 많이 부족해 초반에 힘들었다. 남들이 학사 과정 때 했던 것을 취직 후에 다시 배웠다. 고통이 따랐지만, 버틴 결과 개발자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문과 개발자라도 기술이 발전해서 코딩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단, 항상 겸손함을 베이스로 깔고 있어야 한다. 좋은 의지와 태도가 있으면 주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하나씩 하다보면 어느새 J커브를 그리며 성장하는 자신을 볼 수 있다.

Q. 개발자는 나이가 들면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40~50대면서 현업에서 뛰고 있는 개발자는 드문 게 현실이다.

A.(이현주 개발자) 실제로 은퇴를 원하셔서 하는 사람도 많다. 소프트웨어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트렌드가 바꼈다. 개발과 매니저 중 선택권을 준다. 리더 아니면 엑스퍼트(전문가)로 진로를 택할 수 있다. 기업들도 개발자들이 엑스퍼트 길을 걷게 장려하는 분위기다. 개발자가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으로 변하는 분위기다.

이현종 리턴제로 개발팀장(좌), 이현주 리턴제로 개발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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