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보다 다큐… 스타트업이 직접 영상 찍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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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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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토스, 타다, 오늘의집까지 잇따라 다큐 제작
“위기·성장스토리로 ‘진정성’ 담아, 채용효과는 덤”

벽지를 가득 채운 곰팡이, 여기저기서 주워온 가전·집기들로 발 디딜 틈 없던 반지하에 살던 이 모씨. 수시로 들어오는 벌레를 피하기 위해 1년 내내 모기장 속에서 살면서 무기력하고 우울했다는 그는 “외형적이고, 밖에 나가야만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집이 바뀌고 나서는 집을 엄청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내용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직접 제작해 자사 유튜브 채널 ‘오늘의집 인테리어’에 올린 에피소드다. 버킷플레이스가 ‘오늘의집의 재발견’이란 제목으로 올린 16분 분량의 영상은 ‘공간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회사 철학이 실제 고객에게 고스란히 적용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의 운영사 버킷플레이스가 직접 제작한 다큐 '오늘의집의 재발견'의 한 장면. /유튜브 오늘의집 인테리어 캡처

집도 없이 평생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추운 겨울, 더운 여름을 보낸 독립유공자 후손 조 모씨에게 처음으로 집을 지어주고, 좁은 집에 여섯 가족이 다닥다닥 살던 아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해준 내용도 담겼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핸드폰을 보며 침대에서 자는 게 로망이었던 아이들이 (오늘의집 지원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표정도 밝아졌다”고 했다.

버킷플레이스처럼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은 ‘유니콘’ 사이에서 최근 다큐멘터리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핀테크(금융+IT) 기업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2월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라는 다큐멘터리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1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은 토스 출범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담아 내부 기업문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스는 최근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파운드(FOUND)’, 챌린지 다큐멘터리 ‘돈트(DON’T)’ 등도 꾸준히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의 한 장면. /영상 캡처

배달의민족은 2018년 ‘치킨인류’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지난해 8월 옴니버스식 단편 영화 ‘맛있는 영화’를 제작해 공개했다. 스타트업이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지난해 10월엔 스타트업 ‘타다’를 조명한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권명국 감독)을 개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투자·육성 업체) ‘퓨처플레이’도 지난해 5월 1년간 제작한 ‘퓨처플레이 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액셀러레이터라는 업의 본질과 퓨쳐플레이만의 기업 발굴 철학 등을 담아내면서 52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스타트업이 직·간접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성장 스토리를 사용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구성원의 결속력을 다지는 동시에 우수한 인재를 유입하는데도 광고보다 효과가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각종 규제와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해 가는 경우가 많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거나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창업자 이야기가 있어 매력적”이라며 “콘텐츠 제작 능력과 이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해 가는 사례가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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