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직 전 최소 8가지 점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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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이의 ‘직딩 고민 타파 프로젝트’] (2)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려면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에 질려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현실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직은 하고픈데, 이놈의 스타트업이 좋은 기업인지 당최 알 수 있는 법이 없다. 최근 필자를 찾아온 8년 차 직장인 A가 대표적이다. 대기업에서 전략을 담당하고 있던 그는 ‘보고를 위한 보고’에 지친 상태였다.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직을 고민하며 나를 찾아왔다. 그가 원한 기업의 종류는 ‘스타트업’이었다. 특히 IT 분야에 꽂혔다. 그런데 막상 이직하려고 보니 막막했나 보다. ‘네카라쿠배당토’로 이직하고 싶은데 가능한지, IT 회사로 이직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정보를 아는 게 없었다. A는 막상 이직하자니 왠지 모를 두려운 마음이 든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개발자 B도 비슷한 고민을 들고 상담을 신청해왔다. 그는 4곳의 스타트업으로부터 이직을 제안받았다. 업계 현황을 잘 모르던 그는 이직 전 살펴봐야 할 스타트업의 조건이 무엇인지 몰라 헤매고 있었다. B는 “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제안이 올 때 움직여야 할 것 같아 계속 고민했다. 그러나 고민을 계속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답답하다고 전했다.

나도 함께 성장하고, 나에게 잘 맞는 스타트업을 찾으려면 어떤 기준을 만들어야 할까.

▶나에게 알맞은 스타트업

8가지 방법으로 ‘체크’하세요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하며 고속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의 이직을 갈망하고 있다면 아래의 8가지 사항을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우선 내가 일할 곳의 ‘환경’을 살펴봐야 한다.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가’는 개인의 경력 방향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요소다. 일터의 환경에 따라 쌓이는 일 자산, 경험의 총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내가 관심 있는 산업인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인지, 투자금이 몰리는 분야인지 점검하는 게 좋다.

첫 번째로 본인이 관심 있는 산업을 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적성에 맞지 않아 대기업을 뛰쳐나온 사람이라면, 본인의 관심사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필수다.

관심 있는 산업이 특별히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조건으로 넘어간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속해 있는 회사를 찾는 방법이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과 회사가 어디인지 찾아봐야 한다. 전통적인 산업에 속해 있더라도 회사 자체 성장이 빠르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쿠팡의 경우 ‘유통’이라는 전통 분야에 속하지만 성장세는 그 어떤 신성장 분야 기업에 뒤처지지 않는다.

1번과 2번 조건을 확인한 뒤에는 돈이 흐르는 곳이 어디인지 살펴보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은 회사와 그 섹터를 조사하는 것이다. 투자금이 몰린 곳은 유망한 산업이라는 뜻이다. 이 정보는 ‘스타트업 투자 리포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맵에서 확인할 수 있다.

1~3의 과정을 거쳤다면 대략적으로 본인에게 맞는 회사의 명단을 추리게 된다. 정리가 끝났다면 명단에 적힌 회사의 ‘대표’를 파악하는 단계다. 창업자(대표)는 회사를 상징하는 존재다. 초기 리더십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리는 스타트업은 대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VC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전 대표 성향을 상세히 분석하는 이유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창업자의 역량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체계적인 시스템이 안 잡힌 스타트업은 대표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을 분석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사안이 ‘대표’다. 관심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대표의 인터뷰를 포함해, SNS 글 3~4년 치를 전부 읽는다. 창업가(대표)가 왜 이 일을 하려 하는가, 나와 이 회사의 결(Fit)은 어떨지 미리 파악해두자.

아무리 지금 잘나가고, 대표가 유망한 회사라도, ‘롱런’한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좋은 회사는 회사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직하려는 회사의 BM(Business Model)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회사는 돈을 어떻게 벌고 있는가 혹은 벌 예정인가, 수익 모델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기업의 수익 모델을 확인했다면, 다음으로는 자신이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맞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기업을 이끄는 C레벨급으로 지원한다면 인터뷰 과정에서 다음 3개는 꼭 대표에게 질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답을 듣고 난 뒤, 현재 이직하려는 자리가 나에게 괜찮은 자리인지,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지, 내 능력을 정말 필요로 하는지 등을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다음은 현직자를 만나보자. 관심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 ‘대화 리서치’를 하는 과정이다. 만약 기업을 이끄는 대표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다면 콘퍼런스나 세미나에 참석하는 게 좋다. 대표급이 아닌 실무자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현직자 모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최근 들어 지식 콘텐츠·커뮤니티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회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급증했다. 이런 자리를 100퍼센트 활용해보자.

마지막으로 나는 무엇 때문에 이직하려 하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감정적으로 보지 말고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이직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나 자신과의 ‘끝장토론’이 필요하다. 이직하려는 스타트업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고, 자산으로 쌓고 싶은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이직 한 번 하는데 해야 할 것이 이렇게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회사가 다 거기서 거기지, 적당히 대충 해’라고 생각한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일을 잘하고 싶고 폭발적인 경력 성장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8가지 점검 사항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직장은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 제대로 찾을 수 있다. 누군가 나를 선택해줄 때까지, 어떤 회사의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영영 할 수 없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나와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직장’을 반드시 찾을 수 있다.

[김나이 커리어액셀러레이터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저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1호 (2022.06.01~2022.06.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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