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대신 ‘손품’…스타트업이 바꾼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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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08.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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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 가도 클릭 한 번에 정보 얻을 수 있어
매물 중개로 시작해 메타버스 모델하우스까지
프롭테크 스타트업, 감정평가사 영역에도 도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보다 안전하면서도 큰돈을 벌 수 있는 투자처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14일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은 부동산을 여전히 재테크·투자 수단으로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방은 직방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7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부동산을 재테크와 투자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는 응답자는 79.2%였습니다. 또 재테크·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8.6%, 투자예정자는 40.6%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부동산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 발로 뛰어야 했습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방문해 이야기를 듣고 실제 현장을 찾는 임장(臨場)도 필수였죠. 그러나 요즘에는 다양한 부동산 플랫폼을 이용해 ‘손품’만 잘 팔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스타트업들을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이라고 합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와 기술을 합친 단어로 부동산 산업에 부동산 산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말합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최첨단 기술이 사용됩니다. 방대한 정보를 손안에서 찾아볼 수 있게 만든 스타트업들을 알아봤습니다.

직방 광고. /직방 제공

◇중개에서 메타버스까지…커지는 1세대 플랫폼

대표적인 국내 프롭테크 1세대 기업로는 직방과 다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직방과 다방은 과거 원룸, 투룸 등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싼 중개수수료, 허위 매물 등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그 결과 자취방 매물을 보기 위해 직접 부동산에 찾아가지 않아도 앱을 통해 원하는 지역 매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1세대 플랫폼들은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키웠습니다. 직방은 2010년 원룸과 투룸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쯤 본격적으로 프롭테크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편의 서비스, 오프라인 프롭테크 공간 ‘직방라운지’, 부동산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택트 파트너스’, 가상 사무실 ‘메타폴리스’ 등 새로운 사업을 선보였습니다.

또 동종업계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해 원룸과 투룸 외에도 주택, 아파트, 상업용 부동산 등으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직방은 아파트 실시간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호갱노노’, 셰어하우스 운영사 ‘우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슈가힐’ 등을 인수했습니다. 직방은 2021년 유니콘 기업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합니다. 스타트업이 상장 전 1조원 이상의 가치를 달성하는 게 유니콘(Unicorn)처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게 된 단어입니다.

빌라시세닷컴 화면. /빅밸류 홈페이지 캡처

◇앱으로 부동산 가치 측정 돕는다

‘감정평가사’는 부동산의 자산 가치를 따져 값을 정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자격사입니다. 부동산뿐 아니라 토지, 건물, 항공기, 선박, 유가증권, 영업권과 같은 모든 유무형 자산도 포함이죠. 부동산 자산 가치 측정은 그동안 감정평가사의 영역이었습니다. 이 영역에도 스타트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빅밸류’의 주 서비스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부동산 시세를 산정하는 것입니다. 연립 및 다세대 주택과 나홀로 아파트 등 기준가격이 없어 담보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아파트 외 주택에 대한 빅데이터 AI 자동시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빅밸류의 ‘빅데이터 부동산 자동시세 서비스’는 금융위원회 지정대리인제도에 4차례 선정됐고, 혁신금융서비스 규제샌드박스에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밸류맵’ 역시 토지와 건물 실거래가 정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밸류맵은 토지∙건물 실거래 데이터를 지도에 그대로 보여줍니다. 누구나 원하는 곳의 거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개 성공 사례, 실거래가 정보 등을 정확하게 제공해 인기입니다.

밸류맵도 기술을 인정받아 2022년 1월 62억5000만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투자 자금을 기반으로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을 타깃으로 하는 한국형 아이바잉(iBuying) 서비스, 고도화된 AI 가설계, B2B 전용 데이터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이바잉은 즉석에서 사고파는 부동산 매매를 의미합니다.

◇종잣돈 모자라면 조각투자로 건물주 도전

건물 일정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도 있습니다. 바로 ‘카사’입니다. 사용자는 카사 플랫폼을 이용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신탁의 수익증권 공유지분(DABS·Digital Asset-Backed Securities)을 소유하고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투자를 원하는 사람은 상장 예정인 빌딩에 공모 청약을 신청하고 선착순으로 DABS를 배정 받습니다.

이후 투자자들은 댑스 보유량에 따라 분기별 배당수익을 받고, 매각 시 시세차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19년부터 ‘런던빌’, ‘지웰타워’, ‘한국기술센터’,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 건물의 DABS를 공모해 모두 완판했습니다.

카사를 잇는 조각 투자 후발 주자도 있습니다. 바로 루센트블록입니다. 루센트블록은 상업용 부동산을 증권화해 주식처럼 누구나 소액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건물을 주식 종목처럼 선택해 투자할 수 있습니다.

카사에 상장된 서울 서초동 지웰타워. 공모 개시 2시간 30분 만에 완판됐다. /카사코리아 제공

◇손품만 팔아도 원하는 디자인과 가격으로 할 수 있어

인테리어 산업에도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이 진출해있습니다. 인테리어 용품 쇼핑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대표적입니다.

오늘의집은 사용자들이 꾸민 인테리어 사진과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이 앱에 몰렸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오늘의집도 수혜를 입었습니다. 2021년 한 해 동안 오늘의집에서 가구를 구매한 고객만 240만명에 달합니다. 2021년 8월 기준 월간 순 사용자 수(MAU)는 54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기준 기업가치가 2조원을 넘어 유니콘 기업에 올랐습니다.

인테리어 시공 회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기업도 있습니다. ‘집닥’입니다. 집닥은 주거 공간 일부 변경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주방, 욕실, 타일, 도배, 장판, 마루 등 항목별 부분 시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소비자가 앱에 공간 면적과 원하는 공사 등을 입력하면 시공 전문가들이 견적을 내줍니다. 소비자는 많은 시공 전문가들 사이에서 원하는 곳을 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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