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크 스타트업 '인재'가 원하는 건 '재택근무'죠"

입력
수정2022.05.31. 오후 2:10
기사원문
황금빛 기자
TALK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김동환, 김선우 로버트월터스코리아 매니저(채용 컨설턴트). (사진=블로터)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 비중이 높아지며 이를 당연히 보는 시선이 있다. 아예 거주지를 서울 외 지역으로 옮기는 분들도 많아졌다. 이들이 안착할 시스템이 없으면 좋은 인재들을 놓칠 수 있다.”(김동환 로버트월터스코리아 매니저)

“(한 고객사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로 전환, 기업 본사를 아예 없앴다. 원래 B2B(기업 거래)여서 인지도가 낮았는데, 이 소식에 해당 기업의 근무 방식을 선호해 지원한 사례도 있다. 재택근무 여부가 기업 지원 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이다.”(김선우 로버트월터스코리아 매니저)

지난 3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환·김선우 매니저는 팬데믹 이후 테크 스타트업 경력 이직 시장에서 나타난 눈에 띄는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로버트월터스코리아는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월터스그룹의 한국 지사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에겐 경력 관리 및 이직 컨설팅을, 인재를 찾는 기업에겐 맞춤형 인재 소개와 체계적인 채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김동환 매니저는 테크 스타트업을 포함해 국내외 기업 재무·회계·금융분야 채용 등을 담당하고 있고, 김선우 매니저는 주로 테크 스타트업 개발자·PO(Product Owner)직군 채용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후보자(로버트월터스코리아 내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경력 인재풀) 니즈가 발생하면 최적의 인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김동환 매니저는 “후보자 등록을 할 때 이력서만 받고 고객사에 넘기는 게 아니라 모든 후보자와 30분~1시간 이상 대면 인터뷰를 하면서 후보자들의 업무 역량·커리어에 대한 철학 등을 확인한 후 추천하기 때문에 기업이 만족할 만한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선우 매니저는 “저희 서비스의 최고 자랑 가운데 하나는 후보자들과의 중장기적 파트너십”이라며 “최근 1년 안에 저희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직한 후보자 가운데 반 이상이 저희랑 2년 이상 알고 있던 분들”이라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채용을 주로 하다보니 아무래도 채용 관점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이 누구나 아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인데, 좋은 인재를 추천할 수 있는 건 후보자들이 저희 브랜드와 신뢰관계를 쌓아왔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실제 두 매니저는 매일 아침 후보자 40~50명에게 전화를 건다. 한 후보자 당 두 세달에 한 번씩 전화를 받게 되는 셈이다. 적극적 구직자는 아니지만 좋은 포지션이 있으면 이직을 고려하는 ‘능력치’가 높은 인재들이어서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레퍼럴(추천)’의 힘이 크다. 로버트월터스를 통해 좋은 경험을 한 후보자들이 지인 등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들은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업과 후보자 사이 미스매칭 문제는 없을까. 김동환 매니저는 “기업의 연봉 예산과 후보자의 희망 연봉 사이 차이도 있지만, 회사들 가운데 특정 학력·경험치·자격증 등 모든 걸 다 원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요즘 같은 인재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 전했다.

또 그는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CFO·IR(투자자 대상 투자 설명회) 등과 같은 추가적인 펀딩(자금 유치)에 집중하는 CFO로 나뉘는데, 이러한 고민 없이 그냥 경력 좋고 연차 있는 분이 오면 모든 걸 다 해결해주겠지 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며 “회사의 세세한 내역들을 다 공유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어려워하는 창업가도 있어 미스매칭이 발생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테크 스타트업에서 구글·메타·네이버·카카오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 출신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김선우 매니저는 “테크 스타트업 채용 시장은 프로덕트(제품) 관점에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많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프로덕트들이 대용량 트래픽이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어 하고, 그런 대용량 트래픽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 본 노하우가 있는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왔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매니저는 “재무·회계 쪽은 사실 업계를 크게 타지 않는 직군이긴 하지만, 역시 특정 백그라운드(배경)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자금을 유치할 때 VC(벤처캐피탈) 등에서 선호할 수 있는데,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판단해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고연봉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 파격적 보상이 보편화하자 최근 이직 시장에서 스타트업 업계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타 업계에서 스타트업 업계 쪽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할 조언은 없을까.

김선우 매니저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대한) 환상을 깨 드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으로 ‘주도성’과 ‘유연성’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은 해오던 방식대로 일을 하면 우수사원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시키지 않아도 조직의 미래 니즈나 도전을 예상하고 알아서 일을 처리해 놓는 걸 선호한다”면서 “또 스타트업은 프로덕트건 일하는 방식이건 항상 변화가 있기 때문에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환 매니저 역시 유연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시니어 역할을 하던 분이 스타트업에선 실무자로 모드를 전환해야 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테크 스타트업 인재 시장에서 느껴진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 김동환 매니저는 “스타트업 쪽 고객사 비중이 3~4년 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예전에는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으로 성장한 경우가 적어 많은 분들이 이직을 주저했는데 지금은 채용 기준도 많이 높아진 상태다”고 전했다.

김선우 매니저도 “2017년 즈음엔 후보자들을 많이 설득해야 했다”며 “스타트업 업계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걱정이 컸고 주변에 스타트업 했다가 잘 안 된 분들이 많게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제 스타트업에 가서 엑시트(회사 매각 및 투자금 회수)를 크게 한 경험도 많아지고 하다 보니 오히려 큰 기업에 있던 분들이 전망 있는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기 시작했다”며 “저희도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발로 뛰어서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