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물에도 재택근무 늘리는 스타트업… “소통 어려워”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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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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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 코로나19 끝나도 재택 확대
“능률 올라, 비효율로 돌아갈 이유 無”
“입사했는데 회사는 ‘텅’” 아쉬움도

코로나19 이전에도 매주 이틀씩은 재택근무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꼭 대면 소통이 필요한 게 아니면 회사에 오지 않는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됐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회사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사원도 있다. 그러나 업무하는 데 지장을 느낀 적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네오사피엔스는 3년째 전 사원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원 50명 중 회사로 출근하는 인원은 하루 10명 내외다.

이 관계자는 “이마저도 회사 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법인카드로 밥 먹으려고 출근한다’고 말한다”며 “그만큼 재택근무로도 충분히 업무가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일러스트=손민균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가 2년여 만에 해제되고 하루 신규 확진자 수도 급감하면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 비율을 줄이고 대면 회의, 회식을 허용하고 있으나 스타트업들은 오히려 재택근무를 확대, 제도화 하고 있다. 이같은 근무제도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고 판단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이달부터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도입한다. 주 2회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 출근 일수를 조정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자율에 맡기는 ‘자율 출퇴근제’도 적용한다. 오전 8시~11시 중 아무 때나 출근해 8시간 동안 일하면 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주 4.5일제를 실시해,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4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종합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코로나19 이전엔 격주로 한 번씩 가능하던 재택근무를 최근 주 3회로 늘렸다. 근무시간도 자율성이 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오전 7시~11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간 제약도 사라졌다.

직원들이 휴가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스타트업도 있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지난해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여행지에서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하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7일간 강원도 평창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했는데, 신청자에 한해 회사 차원에서 숙박비와 식비, 법인차량을 지원했다. 야놀자는 워케이션 지역과 기간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같은 근무 형태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재택근무 경험자의 82.9%가 만족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앞으로도 재택근무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90.6%에 달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출퇴근 시간 절약이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중엔 이전부터 원격근무와 자율출퇴근제를 부분적으로 적용해온 회사들이 많다”며 “그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를 확대했는데 몰입도와 효율이 오르는 등 장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니 굳이 이전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택근무에 따른 애로사항을 겪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정보통신기술(IT) 계열 스타트업 관계자는 “얼마 전에 직원을 대규모로 뽑았는데 회사에 이틀에 한 번씩, 신입 직원들과 담당자 몇 명만 출근하다 보니 회사와의 스킨십이 부족해 아직 어색해 하는 분위기”라며 “업무 적응기에는 가까이서 직접 보고 배우며 소통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극소수의 인원 빼고는 만날 수가 없으니, 동료 얼굴마저 익힐 기회가 없어 적응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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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은영 기자입니다. 중소·중견기업과 엔터·콘텐츠 기업, 스타트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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