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우주산업, 스타트업이 이끄는데…국내는 투자유치 7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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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04. 오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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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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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가 미래먹거리로 우주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관련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우주산업 생태계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로 전환되면서 스타트업이 중심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아직까지 국내는 스타트업 비중이 크지 않아서다.

3일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창업해 매출이 있는 우주산업 스타트업의 숫자는 27개에 그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산하는 유의미한 국내 우주산업 관련 기업 389개의 6.9%다.

특히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숫자는 7개로 줄어든다. 비중으로는 1.7% 다. △이노스페이스(누적투자금 350억원, 시리즈B) △페리지항공우주(145억원, 시리즈A) △컨텍(누적 140억원, 시리즈B)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135억원, 시리즈A) △SIA(120억원, 시리즈B) △SIIS(20억원, 시리즈A) △지티엘(2억, 시드) 등이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2팀장은 "투자유치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스타트업이 있을 수는 있으나 그래도 10곳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투자의 규모도 크지 않다. 7개 기업이 유치한 누적 투자액을 모두 합쳐도 912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미국 우주산업 전문 벤처캐피탈(VC)인 스페이스캐피탈이 집계한 지난해 전세계 우주산업 스타트업 투자액 463억달러(55조원)의 0.16%다. 우주산업 스타트업 연합체인 스페이스마피아 소속의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는 "국내 우주 관련 스타트업 투자액은 산업규모·사업비용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부족한 K-스페이스 생태계…대기업만으론 속도 못 따라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사진=뉴스1
업계에서는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에 스타트업의 비중이 지나치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과 함께 혁신 속도가 빠른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중국 등 우주산업 선도국가의 경우 스타트업이 생태계를 주도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미국에는 347개의 뉴스페이스 스타트업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렐러티비티, 시에라스페이스 등은 2015년 이후 설립돼 14억달러(1조8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중국도 비슷하다. 유로컨설트는 2020년 보고서에서 2014년 이후 중국에 100개 이상의 우주 스타트업이 설립돼 2조원 이상을 유치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분야 경쟁력이 낮은 편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인공위성을 8개 운용하는 등 인공위성 분야에서는 세계 6~7위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주발사체 분야가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난해 누리호 발사 등으로 세계 10위권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본다.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환경을 조성해주면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팀장은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기술변화 속도와 산업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민첩성이 중요하다"며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빠르게 혁신할 수 있어 뉴스페이스 분야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 관련 사업 비용 감소, 등으로 다른 국가들은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스타트업의 숫자가 적다"고 말했다.


"전용 모태펀드·공공기술 민간이전으로 마중물 조성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4월) 카이스트에 방문해 신동윤 페리지항공우주 대표와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사진제공=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정부가 공약대로 2035년 7대 우주 강국 도약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용 모태펀드를 조성해 마중물을 만들고 네트워킹, 공공기술의 민간 이전 등 스타트업이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일례로 소재·부품·장비 분야산업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등한시 되다가 외교문제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전용 모태펀드를 조성하면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며 "우주산업에서도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 부담을 낮춘다면 투자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모태펀드는 현재 소재·부품·장비 계정, 해양계정, 도시재생계정 등 특화계정을 포함해 18개의 출자계정이 있지만 우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위한 전용계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는 "우주산업은 당장 1~2년 안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빠르게 수익을 내야하는 벤처캐피탈(VC)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만기가 긴 전용 모태펀드를 조성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환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이사도 "우주산업은 이제 태동하는 완전 초기산업인 만큼 민간이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며 "정부가 모태펀드가 보증처럼 시그널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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