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스타트업에 몰린 돈 12조원… 친환경·ESG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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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4.13. 오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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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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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바람 타고 친환경 스타트업 투자 봇물
투자사 78% “ESG 투자 유지·확대할 것”

지난해 스타트업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금이 모인 가운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분야 스타트업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반 투자사는 물론 대기업도 스타트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1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트리플라잇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유치 금액은 총 11조72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3조4530억원)보다 3.3배가량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한 해 투자금이 10조원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19곳으로, 전년보다 6.3배 늘었다.

일러스트=유연호

지난해 불기 시작한 제2의 ‘벤처 붐’은 올해에도 불씨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되는 등, 정부가 탄소 배출량 감축을 서두르면서 ESG가 산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관련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한 모습이다.

투자사 소풍벤처스는 최근 ‘기후테크(climate-tech)’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착수했다. ‘임팩트 피크닉 투자조합’이라는 펀드를 꾸려 지난 8일 1차 결성을 마무리했는데, 기관 3곳과 개인 3명이 총 68억원을 출자했다. 각각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온네트엠앤에스, 한겨레신문과 크래프톤(259960) 공동창업자 김강석 전 대표, 스타일쉐어 창업자 윤자영 대표, 방준호 와이앤테크 대표다.

소풍벤처스는 출자자를 더 모집해 연내 100억원대를 모은 뒤 에너지, 농식품, 순환경제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절감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소풍벤처스는 이달 중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임팩트 클라이밋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개시하고 다음달엔 기후·환경 분야 전공자들을 창업가로 키울 ‘임팩트 클라이밋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기업도 투자에 나섰다. KT(030200)·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는 지난달 400억원 규모의 ESG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했다. 특정 산업군 내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협업한 첫 사례다. 3사가 각 100억원, KB인베스트먼트가 100억원을 내놓았다. 이 펀드는 탄소 저감 등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육성에 쓰일 예정이다. 또, 일회성 투자가 아닌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자문위원회를 꾸려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위원회에는 각사의 ESG 담당 임원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도 참여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창업진흥원과 손을 잡았다. 양 측은 지난달 말 친환경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동 평가를 거쳐 친환경 분야의 15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컨설팅을 지원하고 창업진흥원은 기업당 최대 3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친환경·ESG 분야 스타트업 투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월 발표된 스타트업얼라이언스·트리플라잇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트업 투자사의 77.9%는 ESG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ESG 중에서도 환경(E) 분야를 가장 주목하고 있었다.

다만 ESG 중심의 스타트업 투자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선 스타트업 생태계에 적합한 ESG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특성상 ESG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거나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투자 정보 부족으로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어, 스타트업 생태계에 적합한 가이드라인과 평가 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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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은영 기자입니다. 중소·중견기업과 엔터·콘텐츠 기업, 스타트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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