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박스·신상마켓…B2B 스타트업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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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4.13.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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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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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직거래 '미트박스'
식당·정육점에 30% 싸게 공급
유통 단계 축소해 시장 혁신
거래액 1조…260억 투자 유치

동대문 패션 혁신 '신상마켓'
도소매 거래 디지털로 전환
판매·결제·배송 플랫폼 연결
거래액 2조…매장 80% 이용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의 탄탄한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B2B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보다 거래액 규모가 크고, 첫 거래 성사 후 거래 유지와 관리가 비교적 용이해 수익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다. '미트박스'와 '딜리셔스'는 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B2B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플랫폼 구축을 통해 다단계 형태였던 유통 과정을 축소하고 산업 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해 고객 편의를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외식업 자영업자 고충 해결한 미트박스


외식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임대료, 인건비, 식자재 비용이다.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가 주목한 고객의 '페인포인트'다. 임대료와 인건비는 조정이 쉽지 않지만, 식자재는 유통과정을 줄이고 마진을 없앤다면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유통구조 중 2단계만 줄여도 판매가의 15~20%를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원수입 업체, 1~3차 도매업체, 소매업체 등을 거치는 기존 축산 유통 시장의 과정을 축소해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 구매자인 식당, 정육점, 유통 업체 등 사업자 고객은 15~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트박스는 설립 7년 차인 2021년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시리즈C까지 총 2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트박스는 2023년 풀필먼트센터를 지어 물류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단순 중개 플랫폼 역할을 넘어서 재고 보관 및 관리, 상품 품질 보증 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도매 판매자와 식당, 정육점 등 구매자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 동대문 패션업계 불편함에 주목한 딜리셔스


딜리셔스는 동대문 패션 업계의 문제점에 주목했다. 동대문은 디자인, 생산, 도매, 소매까지 이어지는 패션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50년 넘게 이어진 도소매 사업자 간 거래 과정이 매장 방문 또는 사입 삼촌을 통한 사입, 수기 장부, 현금 거래 등 아날로그 형태의 동대문 도소매 거래 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출 증빙, 재고 및 데이터 관리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딜리셔스가 2013년 7월 '신상마켓' 플랫폼을 론칭한 이유다. 도소매 거래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해 제품 판매, 결제, 배송 등 모든 과정을 플랫폼 하나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이를 통해 도매 사업자는 상품 개발과 제작, 소매 사업자는 상품 판매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딜리셔스의 플랫폼은 선풍적 인기를 끌며 시장을 장악했다. 딜리셔스 플랫폼은 작년 말 누적 거래액 2조원을 돌파했다. 동대문 전체 도매 매장 중 80%가 넘는 1만1000개 도매 매장에서 신상마켓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신상마켓의 월평균 도매 상품 업로드 수는 130만건, 누적된 상품 등록 수는 7684만건에 달한다. 현금만 받던 동대문의 거래 관행도 바뀌었다. 신상마켓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지고 간편결제인 '신상페이'가 도입되면서부터다. 신상마켓에서만 하루 평균 2만4000건의 거래가 발생하는데, 5초당 1건꼴로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딜리셔스는 스톤브릿지벤처스·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투자사 14개로부터 올해 1월 57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로부터는 2020년 7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액은 825억원에 달한다. 신상마켓 플랫폼은 일본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일본 시장은 물가나 구매력을 고려했을 때 시장 규모는 10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이 있는 동대문을 일본 소매상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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