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스타트업 미리 잡자"···신기술 육성 진심인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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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28. 오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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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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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보험사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된 신기술 제휴·발굴 발판삼아 시장을 넓혀보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빅테크(IT대기업)들의 본격적인 보험산업 진출 전 경쟁력을 갖춰 놓기 위한 포석으로도 분석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번주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창업팀과 인재들을 발굴해 성장을 지원하는 내용의 '2022 아이디어톤'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미주지역에서 활동할 팀을 선발한다. 선정된 팀들에게는 총 2억원의 상금이 지급되고 아이디어 개발부터 미국 진출까지 발판을 만들어 준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포함한 삼성금융그룹도 지난 13일부터 '스타트업과 함께 금융이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 참가자 모집을 하고 있다.

본선에 진출한 스타트업은 30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며 4개월 간 삼성금융사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10월에 있을 사업모델 발표회를 거쳐 삼성 금융사별로 1팀씩 최우수 스타트업에 선발된다. 삼성금융사들은 사업모델 개발과 함께 인사노무·준법경영 등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경영 노하우와 성장 멘토링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교보생명도 올해 초 중소 핀테크(금융기술기업)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이노스테이지 데모데이'를 열고 헬스케어와 새로운 플랫폼 등의 기술 기업 육성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해상은 스타트업들과 수시로 제휴를 맺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디지털파트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40여개 기업들이 디지털파트너로 등록돼 있으며, 현대해상은 이들과 신규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제휴 등을 논의 중이다. NH농협손보와 메리츠화재도 스타트업과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수시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산업 구조를 깨는 새로운 기회를 외부 수혈을 통해 모색하기 위해서다. 대형화 보수화 된 보험사 내부에서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래성장동력의 씨앗을 사전에 품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주목을 받았던 국내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지난해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삼성생명과 함께 사업모델을 개발한 업체다. 에이슬립은 AI(인공지능)를 통한 수면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방대한 수면데이터와 이를 분석한 알고리즘을 통해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다. 조만간 아마존 AI스피터 알렉사에도 에이슬립의 서비스가 탑재된다.

사전에 물꼬를 터 놓은 삼성생명이 향후 에이슬립과의 협업이나 기술 도입 논의에 있어서 다른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아직까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보험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온 사례는 아직 없다. 일각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결과가 아직 나오건 아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보험업권에 진입 중인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기술적·아이디어적으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타트업들과의 소통을 더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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