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스타트업 커뮤니티 '힙서비' 논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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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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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서비 김 모 운영자 인터뷰..."일부 의혹 인정·운영 미숙 사죄"최근 탈중앙화자율조직(DAO) 표방 IT 스타트업 커뮤니티 '힙한 서비스의 비밀(힙서비)’이 횡령·탈세·가족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시작으로 불거진 논란의 골자는 이렇다. ▲힙서비 운영자 김 모씨가 커뮤니티 운영 비용을 사적 목적으로 사용했으며 ▲1년여간 개인 계좌로 운영해오던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 ‘방배살롱’ 계좌를 힙서비 프로젝트 입금 계좌로 사용하며 챌린지 및 회의를 주로 방배살롱에서 진행, 회당 22만원을 지급해왔다는 것이다.

기자는 16일 힙서비 운영자 김모 씨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힙서비를 둘러싼 몇 가지 의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는 사적 비용 등 일부 의혹은 인정하면서도, 개인계좌 세금 신고는 그간 모두 해왔으며, 회의 공간을 방배살롱으로 제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멤버들과 사전에 논란이 된 부분 관련 배경을 공유하지 않고 운영에 미숙한 점이 있었던 것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힙니버스 로고 (출처=힙서비 인스타그램)

■ 힙서비가 뭐길래…”DAO표방 스타트업 커뮤니티, 챌린지·컨퍼런스로 수익 내”

우선 이 사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힙서비’라는 커뮤니티의 정체와 수익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힙서비는 운영자 김 모씨가 2020년 8월 설립한 IT 스타트업 프로덕트매니저(PM), 프로덕트오너(PO),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 커뮤니티다. 페이스북 그룹에서 약 1만5천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6천여 명 이상이 힙서비 챌린지에 참여했다.

힙서비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힙마비(힙한 마케팅의 비밀)’,’힙주비(힙한 주니어의 비밀)’, ‘힙크비(힙한 크립토의 비밀)’, ‘힙개비(힙한 개발자의 비밀)’ 등으로 뻗어나가 이를 아우르는 ‘힙니버스’로 성장했다. 각 프로젝트는 이를 이끄는 오너가 존재, 현재까지 총 51명의 힙니버스 오너로 활약했다. 이들 다수는 힙서비를 제외하고도 본업이 있으며, 힙서비는 법인화되지 않았다.

힙서비는 챌린지, 연사 강연, 컨퍼런스 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탈잉, 원티드 등 스타트업 뿐 아니라 퓨처플레이 등 액셀러레이터(AC)와도 협업해 컨퍼런스 혹은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힙서비가 벌어들인 매출은 2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힙니버스 오너들은 각자가 운영하는 프로젝트 매출의 70%로 보상을 받으면서, 30%는 힙니버스 전체 비용으로 배분한다. 해당 30%는 오너 인센티브, 운영비 등으로 사용되며, 오너들은 한 달에 100만원에서 200만원 가량의 인센티브를 각자 기여한 정도와 투표를 통해 나눠 갖게 된다.

■ 쟁점1. ‘운영비 사적 사용’…”인정하나 힙서비 위한 비용도 존재”

힙서비 논란 중심에는 김 모 운영자가 운영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횡령 의혹이 있다. 제보자들은 김 모 운영자가 운영비를 오마카세, 애인 선물 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김 모 운영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에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도 있다”면서도 “언급된 오마카세의 경우 힙서비 커뮤니티에 정말 필요한 부분을 여러 번 도와준 분에게 대접한 것이다. 그 분이 무보수로 프로젝트에 기여해 보상차원이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배경을 힙니버스 오너들과 사전에 공유하지 않았던 점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애인에게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는 “절반 이하 정도는 사적 비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애인이 그간 힙서비 줌 계정 비용을 몇 차례 지불했다. 내 카드로 등록하려던 것이 갑자기 안 돼 바로 부탁할 수 있는 그 친구 카드로 등록했고, 나중에 이를 정산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적 비용에 대해 그는 “일상과 힙서비를 분리하지 못한 채, 힙서비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사비로 대기도 하고, 일부 개인적인 명목으로 사용하는 등 사려깊게 행동하지 못했고 운영에 부주의했던 부분이 있다"면서 “힙서비와 나는 하나였다. 식대를 위한 쿠팡이츠, 노션 등 서비스도 내 카드로 사용하지만, 청구를 하지 않았다. 지난 1년 반동안 힙서비는 내 모든 일상이었고, 둘의 구분이 어려웠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됐지만, 돌이켜보니 운영 미숙이었다”고 덧붙였다.

■ 쟁점2. 매출 신고 안 해 탈세 의혹...”세금 신고 전부 했다”

힙서비 입금 계좌는 설립 이후 1년 간은 운영자 개인 계좌로 사용되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자의 가족이 운영하는 ‘방배살롱’ 계좌로 전환됐다. 김모 운영자는 현재 회사를 관두고 해외에 체류 중이나, 당시에는 힙서비 외에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 힙서비가 ‘방배살롱’ 계좌를 사용한 이유다.

그는 “힙서비 매출에 대한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는데 사실이냐”라는 질문에 “개인계좌로 입금 받은 매출도 모두 세금 신고해왔다”고 말했다. 방배살롱 계좌로 입금된 매출에 대해서는 방배살롱 사업자로 세금 납부를 했다고 지난 5일 커뮤니티 공지글을 통해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세금 문제가 있다면, 조사받고 책임질 의향이 있다”면서 “세무사와 수 회에 걸친 검토를 마쳤으며, 챌린지 운영하는 분들과 모든 계좌 내역을 공유하고 설명드렸다”고 설명했다.

■ 쟁점3. 가족 일감 몰아주기 의혹…“운영 공간 제한 없어”

또한 김 운영자는 힙서비 회의 대부분을 방배살롱에서 진행, 가족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공간을 방배살롱으로 제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방배살롱 공간이 큰데,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편해서 자주 활용했다”면서도 “다른 공간에서 진행한 적도 많다”고 부연했다.

방배살롱 대관비로 회당 22만원을 지급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는 “맞다. 하지만 힙서비에 특별히 높은 금액을 측정한 것이 아니다. 방배살롱 이용 금액은 이미 다 공지돼있다”고 답변했다.

■ 김 운영자 "힙니버스 떠나기로 결정"

한편, 김 모 운영자는 17일 힙니버스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법인 율촌으로부터 받은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율촌은 "귀하의 개인적인 사용행위가 존재했더라도, 사용 대상 객체가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형법상 횡령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본 건 계좌 등에 보관된 금원들에 관한 귀하의 사용 행위는 횡령죄 위법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렸다.

■ "신뢰 회복 의문"·"스타트업 생태계 지배 구조 문제 환기" 등 업계 목소리 이어져

한 스타트업 대표는 힙서비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투명성과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DAO 커뮤니티에서 정작 그렇지 못한 실상이 발견 돼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발전적인 메시지를 던졌던 커뮤니티가 그것과는 다른 행동을 보여 참가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 투자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DAO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AO의 핵심은 블록체인상에서 토큰을 활용해 각자 업무가 배분되고 기여도를 측정해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고, 그 기반은 웹3.0가 돼야 하는데 힙서비는 애초에 DAO가 아니였다"며 "한편으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조직 문화를 인식하는 수준이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 창업 리더의 리스크 유발 가능성 등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환기해주는 사태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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