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 인상·스톡옵션·무제한 휴가제… 인재 영입 나선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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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21. 오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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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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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근무, 수시 보상 등 ‘최고 대우’ 내세워
“더 한 발 성장하기 위해선 인재가 절실”
실탄 없으면 인력난… 인재도 부익부 빈익빈

리디 회사 소개 영상 속에서 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리디 유튜브

‘직전 연봉의 30% 인상 보장, 연간 최대 240만원의 운동비 지원.’

전자책 유통업체에서 시작해 최근 웹툰·웹소설 서비스로 해외까지 진출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리디가 올해 상반기 새로 입사하는 경력직 직원에게 이런 조건을 약속했다. 리디는 지난 2월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론 처음으로 1조6000억원 기업가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오른 상태다. 리디 관계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을 무대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선 인재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스타트업 업계도 잇따라 인재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을 대규모 유치한 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준의 조건을 내걸며 인재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라면서 “유망한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도 하는 등 좋은 인재들이 갈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고 있어 스타트업으로선 더 높은 보상을 설계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또 다른 유니콘인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자릿수 규모의 대규모 개발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일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라고 공언하고 있다. 경력에 상관없이 입사자 전원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지급하고 재택근무제, 시차출퇴근제를 통해 맞춤형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건강검진, 안식 휴가, 오늘의집에 쓸 수 있는 지원금 연 120만원 등도 제공한다.

우아한형제들의 자유로운 근무환경. /우아한형제들 유튜브

올해 300명 이상의 개발자를 뽑겠다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은 올해부터 주 32시간을 도입하고, 정규직에게는 독일 증시에 상장한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의 주식을 제공하는 등 파격 조건으로 인재를 빨아들일 채비를 하고 있다. 입사자에게는 근속 2년 시 연봉과 별개로 기본 연봉의 20%를 한 번에 지급하는 샤이닝 보너스도 내걸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몰로코는 올해 기존 재직자 수 이상의 인재를 상시 채용하겠다며, 정규직으로 입사 시 주식(RSU,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또 전사 자율 출퇴근제, 무제한 휴가제를 보장, 직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2만5000원 상당의 점심 제공, 출퇴근 교통비도 지원한다. 고민호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몰로코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을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다”라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 몰로코가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콘텐츠 플랫폼 기업인 키다리스튜디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올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앞두고 세자릿수 규모의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선다. 웹툰·웹소설 제작 스튜디오와 ‘레진코믹스’라는 유통 플랫폼을 보유한 이 기업들은 자율출퇴근제, 1인 1 법인카드로 점심·음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배달 앱 요기요는 오는 23일 개발자뿐 아니라 일반직군까지 채용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모든 면접을 하루에 진행하는 ‘원데이 면접’ 등을 도입해 경력 지원자가 부담 없이 모든 전형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서류 접수, 온라인 코딩 테스트, 면접까지 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최대 10일. 최인호 요기요 연구·개발(R&D)센터 전무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획기적인 주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고 좋은 개발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유치로 인재를 뽑을 실탄을 마련한 대형 스타트업 위주로 인재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업계에서 지속되고 있는 문제로도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토스, 우아한형제들 등은 이미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버킷플레이스, 직방 등 여러 스타트업이 네이버 같은 기업과 맞먹는 조건을 내세우며 부상하고 있다”라면서 “결국 자금력 있는 스타트업이 인재들을 골라 뽑고 있다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해 답답해하는 곳도 많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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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을 담당합니다. 성장하는 기업들에 귀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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