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 부른' 스타트업에 씨 뿌리는 패션 대기업들…성적표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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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7. 오전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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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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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美 신발 스타트업 투자
대기업 패션 '미래 먹거리' 발굴…스타트업은 자금력 수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패션 대기업이 이른바 '될 성 부른'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잠재력 있는 초기 패션 스타트업을 양성함으로써 신규 브랜드 론칭 비용 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서다. 또 기업이나 브랜드가 성장하면 향후 투자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XX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4월 미국 스타트업 'KLAW 풋웨어'(KLAW FOOTWEAR INC.) 지분 9000주를 10억200만원에 확보했다. 이번 투자로 KLAW 풋웨어의 지분 31.25%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KLAW 풋웨어는 워킹화를 만드는 미국 패션 스타트업이다.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따르면 올 가을 시즌 본격 론칭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공식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진과 게시글을 게재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측은 "신생 브랜드에 대한 단순 투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자체 슈즈 브랜드를 운영 중인 만큼 KLAW 풋웨어에 성공 DNA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 코오롱FnC는 지난 2011년 '한국판 지미추'로 불리는 디자이너 슈즈브랜드 '슈콤마보니'를 인수해 성장 가도에 올려놨다. 배우 전지현·한예슬 등 당대 최고 톱스타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효성티앤씨와 플리츠마마가 서울지역 페트병을 모아 만든 의류. © 뉴스1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한 패션기업은 코오롱fnc만이 아니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친환경 섬유의 안정적 공급을 돕고 영업 및 브랜딩·해외 진출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플리츠마마는 지난 2018년부터 폐페트병 재할용 섬유인 '리젠'으로 만든 플리츠백을 출시하며 효성티앤씨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향후 효성티앤씨의 섬유 시제품을 우선 적용해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2019년 패션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11년 10월 설립된 로우로우가 매년 흑자를 내며 성장세를 보이자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

패션 플랫폼 맏형 격인 '무신사'도 지난 2018년부터 전문 투자사인 '무신사 파트너스'를 설립하고 패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50여건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누적 금액만 460억원에 이른다. 연내 목표 누적 투자금액도 6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패션업계가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는 1차적인 목표는 '사업 영역 확대'다. 통상 신규 브랜드나 프로젝트 론칭시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투자 실패에 따른 위험성이 있지만 전혀 다른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같은 지분 투자는 스타트업에도 호재다. 잠재력 있는 소규모 스타트업 역시 대기업으로부터의 자금 지원을 받고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브랜드 론칭에만 들어가는 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한다. 또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며 "대형 패션 기업에서는 이 같은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면서 미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함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겐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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